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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수산업정상화위한시민모임 “조경수 단가 기준 부재, 일자리·주거 환경 품질 모두 위협”코로나19 이후 물가 15% 이상 상승, 조경수 단가만 제자리
이한솔 기자 | 승인 2022.08.30 18:28

조경수산업 정상화를 위한 시민모임은 26일 “조경수 단가 기준 부재는 관련 일자리 생존을 위협하고, 도시의 주거 환경 품질을 위협하는 시급한 사안”이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달청은 2020년 8월 28일 ‘조경수 가격조사 업무처리 규정’을 개정해 ‘가격 정보’ 고시 의무를 삭제했다. 이에 대해 원가 계산 신청이 들어오는 건에 대해서만 가격조사를 진행하도록 해 2021년 1월 1일부터 적용됐다.

가장 최근까지 사용된 2020년 고시 조달청 조경수 가격 기준은 2019년에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책정됐다.

출처=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달청 조경수 가격 기준은 1974년부터 2020년까지 46년간 설계 사무소에서 조경 설계 시 수목 가격 책정에 절대적 가격 기준으로 사용돼왔다. 조달청은 참고용이라고 명시해서 게시했지만, 관급 공사 발주 시에는 기준이 되는 공신력 있는 가격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관급 공사에 절대적 기준으로 적용됐다.

수십년 전 상황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조경수 가격 기준은 조사 체계, 물가와 규격 등 많은 요소가 달라졌음에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조달청이 ‘불편한 민원’에 눈을 감고자 고시 폐지라는 방법을 선택하며 논란이 시작됐고, 주무 부처인 산림청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혼란이 확산되는 상황이라는 게 조경업계의 판단이다.

여기에 관급 공사를 발주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의 태도는 혼란에 불을 붙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 품질 확보와 조경수 농가·설계·시공 일자리 안정을 위해서는 합리적 가격으로 자재·공사비를 지급하는 게 타당하다. 하지만 국민을 위한 품질과 산업계 일자리 문제는 외면한 채 ‘과거 고시 기준’을 근거로 비용을 책정해 관급 공사를 발주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과거에도 조경수 가격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물가 상승률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식재 공사를 수주하면 할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회사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조경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는 시공회사 대표 A씨는 “코로나19 이후 적자 폭이 매우 커졌다. 관급 공사에 납품되는 조경수 가격 기준에 물가 상승률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같은 관급 공사를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소득이 15% 정도 하락했다. 시공업체는 직원 월급을 주고 회사를 굴려야 하고, 공공과 척을 져봐야 좋을 게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일하고 있는데 도저히 버틸 수 없는 회사들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한국농촌경제연구원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간 물가는 15% 이상 상승(2022년 1월 기준)했다. 8월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2분기 지역경제 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평균 물가 상승률은 5.4%로 1998년(8.2%)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2분기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경수를 기르는 농민 B씨는 “원래 수익을 높이기 위해 조경수를 최대한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시장 거래에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은 생산가보다 낮게 구매하려는 시도가 더 커져서 문제”라며 “공공에선 현실을 외면한 의미 없는 단가 기준만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설계업체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전체 공사비가 낮아지면 설계 파이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 실비정액 가산방식이 제대로 안착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공사비 요율방식으로 설계비를 잡지 않아도 공공에서 사업을 계획할 때 전체 공사비에 따라 대략적인 설계비를 산정할 때 영향을 미칠 거란 사실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라며 “농가와 시공 분야에 먼저 피해가 온 것일 뿐”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조경수산업정상화를위한시민모임은 “정부가 현시대에 맞는 합리적인 조경수 가격 기준을 하루빨리 제정해 고시하고, 지자체는 일자리와 도시 주거 환경의 품질을 고려한 합리적 단가를 적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 조경 산업 정책·업무 일원화를 위해 조경수 소관을 산림청에서 조경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한솔 기자  112jeb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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