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황혼을 위하여

74세의 노년에도 19세 소녀인 울리께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었던 독일의 위대한 문호 괴테는 노년에 관한 유명한 말을 남겼다. 노년의 삶은 ‘상실의 삶’이다. 사람은 늙어가면서 다섯 가지를 상실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건강, 돈, 일, 친구, 꿈을 잃게 된다. 사람이면 누구나 맞이하게 될 노년, 미리미리 철저히 준비하면 노년에도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건강,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건강이 제일이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나이이니 건강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세상의 온갖 것이 의미 없다. 건강이 나빠진 후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늦었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건강을 알뜰살뜰 챙겨야겠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다. 몸이 아프면 아무리 좋은 것도 좋게 느껴지지 않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병상에 누워 오래 사는 것은 의미 없는 삶이다.

노년엔 낙상 사고를 조심해야 한다. 넘어져 골반이 부서지는 노인이 많은데 그런 노인의 4분의 1은 6개월 이내에 이승을 하직한다고 한다. 매일 스트레칭을 하고, 걷기 운동, 스쾃 등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여, 하체의 근력을 키워야 한다. 필사적으로 근육량을 유지해야 한다.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누죽걸산’,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고 한다. 걷지 못하면 인생 종 쳤다고 할 수 있다. 노쇠에 따르는 불편함과 고통을 고통으로 생각지 말고 당연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노화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과정 중의 하나다. 늙는 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세월 탓이다. 세월을 인정하고 우아하게 늙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건강한 사람이 가장 부자요, 가장 행복한 사람이며 가장 성공한 사람이며 세상을 가장 잘 살아온 사람이라고 한다.

돈, 노년은 돈을 벌 때가 아니라, 그동안 모은 돈을 즐겨 쓰는 시기다. 돈을 축적하거나 신규 투자하는 시기가 절대로 아니다. 노인의 절약은 미덕이 아니다. 있는 돈을 즐거운 마음으로 쓸 줄 알아야 따르는 사람이 많다. 돈 없는 노인은 서럽고 처량하다. 젊을 때 돈을 많이 벌어 저축했거나 노년에도 돈이 계속 나올 데가 있다면 그는 노후 대책을 잘한 사람이다. 자식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여유롭고 안락한 삶을 누려야 한다. 자식에게 재산을 다 물려주고 그에게 의지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자손들의 재정 상태는 그들의 문제다. 부모가 개의할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키우고 공부시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저세상 가는 날까지 돈을 꼭 쥐고 써야 당당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일, 백세 시대에 노년의 기간은 절대로 짧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노년을 보내면 행복한 것이다. 할 일 없이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된다면 무슨 낙으로 살아갈까? 살아도 사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일이다. 실버넷뉴스 기자로 활동하는 것도 노년의 보람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갈 곳 없고 할 일 없으면 안 되겠다. 일이 있어 늙을 틈이 없도록 해야겠다. 자신의 취미를 살려서 활용해야 한다. 취미가 없으면 더 늦기 전에 취미를 만들어야 한다. 봉사활동이라도 하면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친구, 노년의 가장 큰 적은 고독과 소외다. 노년을 같이 보낼 좋은 친구가 있어야겠다. 친구 만나는데도 시간, 정성, 관심, 돈이 필요하다. 노년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도 좋지만, 옛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더 좋다. 동창들과 자주 만나는 것도 좋다. 오래된 친구일수록 정감과 신뢰가 있고, 옛 추억을 공유하며 즐길 수 있다. 노년의 외로움은 돈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

긍정적인 사람들, 명랑한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 괴롭고 힘든 날들을 얘기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에는 남은 날이 너무 짧다. 모임, 회식, 결혼식 등 초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친구들과 만났을 때, 말은 적게 하고 남의 말을 잘 경청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듣지 않고 자기 얘기만 떠들어 대면 친구들이 떠나버린다. 불평, 불만, 비판의 말이 아니라 남이 듣기 좋은 대화의 소재를 찾아야 한다.

꿈, 노인도 꿈이 있어야 한다. 꿈이 없는 삶은 주검이나 다름없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스피노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꿈은 끝까지 지니고 있어야 한다. 꿈을 위해 노력하면 꿈을 이룰 때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게 된다. 외국어, 문학 공부 등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꿈의 실현이며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노인의 3대 불안은 건강, 돈, 외로움이라고 한다. 오늘도 건강함에 감사하고, 쓸 돈이 있음에 감사하고, 할 일이 있음에 감사하고, 만날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고, 뭔가 이룰 수 있다는 꿈이 있음에 감사한다. 이렇게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노년의 삶도 풍요롭고 행복해질 것이다.

장기철기자 jkc56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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