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향 시인 약력]

선진문학작가협회 자문위원 및 심사위원
2003년 시사문단 시부문 우수상 수상 등단
2007년 휴먼메신저 휴머니즘 우수상 표창
2017년 시와수상문학 문학상
2002년 시집 바보가되어도 좋았습니다 外 다수   
 

기다림 그 황혼녘의 강가에서

               박소향

말갛게 눈떠 살오른 봄 강뚝
단비 젖은 풀꽃이 피네

햇살 섞인 꽃술
투명한 꽃대 위에 흰 빛으로 살아나고
해 저문 강
흔들리는 잔물결이 부드럽게 평온하다

황혼이 떨어지는 물거품의 난간에서
거부하지 못 하고 빠져들던
꿈 같은 하루

모르겠어
모진 바람 속에 수직으로 서서
왜 그리 거친 숨결로만 발아하려 했는지

하얗게 일어서는 기다림의 끝에
길 잃은 언약들이 맨발로 나와
제 몸의 숨결로만 왕래하는 소리

바람 속에 외롭게 선 이별의 향기가
오랫동안 홀로 눈부시다

[시작 노트]

연분홍 꽃잎들이 별처럼 반짝이는 은의 바다
그 품에서 다시 사랑을 꿈 꾸는 봄. 황홀한 고립도 봄날 햇살을 이길 수는 없다
그날의 물소리가 옷깃에 묻혀 내 가슴에서 출렁거리고 있는 동안은
그래서 다시 못볼 너여도 좋다. 동백꽃처럼 툭 온몸 떨구고
붉은 고고함으로 지는 나는 여전히 꽃이고 싶으니.

이설영 기자  ha90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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