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국회의원.

[연합경제TV]서울은 지금 소멸해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서울의 합계 출산율 0.94명으로, 부산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울시 전체로는 총 인구가 최고치 대비 약 3% 가까이 감소해서 이미 ‘1천만 도시’라는 타이틀이 깨진 지 2년이 지났다. 

2017년 3사분기만 놓고 보면, 서울 전입은 36만6천명인데 비해, 서울을 빠져나간 전출은 39만6800명이다.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많아진 것도 아마 한양에 도읍을 정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입학대상자가 50명 이하여서 1학년 학급 수를 2개 이하로 편성한 공립초는 37개로 전체(557개)의 6.6%로 파악됐다. 이중 신입생이 극히 적어 1학년에 '1반'만 있는 학교도 2곳이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종로구 교동초와 마포구 창천초로, 올해 입학대상자가 각각 16명과 19명에 불과하다. 은평구의 은혜초등학교는 심지어 폐교신청을 하여 서울에서도 학생이 줄어 학교가 문 닫는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이 다시 살아나서‘사람의 가능성을 높게 하는 도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고리는 저출생 문제 해결이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 도시가 시작될 수 없고, 아이 울음이 그친 도시는 미래가 없다. 저출생 문제의 핵심은 주택 문제이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임대료 부담이 적은 주택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해야 한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신혼부부의 출산율은 주택소유여부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을 가진 신혼부부의 67.8%가 출산을 한 반면, 내 집이 없는 부부는 60.5%만 자녀를 낳았다.
의원실과 외부 전문가가 함께 분석해본 결과 서울에 청년주택 및 신혼부부를 위한 1∼2인용 주택이 8만 2천호 정도 부족하다. (수요는 2014년 4월 “행복주택 개발모델 창출연구”참조 / 공급은 2017년 국토교통부 “주거복지로드맵” 참조)

청년주택의 수요는 10만 6천호 인데 비해 공급은 2022년까지 2만 4천호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학교 인근의 하숙집, 원룸이나 교통이 편리한 곳을 선호하여 현재 공급하고 있는 청년주택에 대해서는 잠재수요 대비 입주 희망수요가 26%로 저조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 현재 서울에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10만호를 제공할 수 있는 담대한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겠다.

1. 서울시내 초중등학교 중에서 40년이 넘어서 안전등급에 문제되는 건물들은 재건축이 필요하다. 기왕 재건축을 할 거라면, 학교부지에 30층짜리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자는 것이다. 학교와 아파트의 입구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개발한다면 학습권 침해 요소를 줄이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학교 아파트를 짓게 되면 여기에 국공립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짓는 것도 쉽다.

현재 서울시내 40년 이상 노후된 학교의 건물 동수는 총 1,081 동이다. 이를 역추산해보면 약 251개의 학교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서 청년 주택 공급 형평을 약 15평으로 계산하면 학교 하나당 공급 가능한 242호를 제공할 수 있고, 총 공급할 수 있는 학교 아파트는 약 60,742호 이다. (추산방식은 참조 참고) 

학교를 복합시설로 짓자는 움직임이 있고, 몇몇 신도시에서는 이미 그렇게 짓고 있다. 신도시의 학교는 아예 아파트단지 안에 들어서는 경우가 있는데, 통학거리 안전성 등의 면에서 인기가 높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학교와 아파트를 하나로 하는 것이다.

해당 시설은 지역교육감과 구청간의 협약 혹은 사립재단과 구청간의 협약을 통해 사업이 진행이 되고, 준공 후 소유권은 교육감과 사립 재단에 귀속이 되고 관리운영권은 각 구청장이 가지는 구조로 만들면 된다.

2. 시장 아파트이다. 재래시장도 활용 가능하다. 광장시장 약령시장 경동시장과 같이 특화된 재래시장은 경쟁력도 있고 생명력도 강하다. 그런데 소규모 비차별화된 재래시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2004년 재래시장특별법을 통과시켜 눈비가림막 등 다양한 지원을 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재래시장 같은 경우도 그 위에 4,5층을 올려서 주택을 만들면 시장도 살고, 청년 노년층도 삶이 편리해진다. 과거라면 재래시장을 헐고 2, 3년을 공사를 해 그 1층에는 재래시장을 다시 들어오게 한다면 상인들의 반발이 클 것이어서 불가능 했을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모듈러주택단지가 들어섰다. 가양 모듈러 실증단지는 지하1층 ∼ 지상 6층 30세대 조립기간이 총 4일 이었다. 모듈러 주택을 이용해서 건축기간을 단축해서 청년 주택을 제공한다면 교통이 편리한 곳에 양질의 청년 주택을 공급하면서 시장도 함께 살아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서울시내 5,000㎡이하 중소규모의 시장이 약 188개가 있다. 여기에 용적율을 300%로 15평형 청년 주택을 공급한다면 약 15,980호가 공급 가능하다. (추산방식은 참조 참고)

시장아파트는 3D 프린터라는 4차 산업의 발전과 재래시장의 발전 그리고 청년 주택 문제의 해결이라는 여러 방면의 효과가 있다.

이렇게 생각을 조금씩 넓혀 나가면 재활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택지의 범위는 엄청나게 다양하다. 모바일 뱅킹 시대로 접어들어 직접 고객과 대면하는 지점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은행들의 건물도 좋은 임대주택 후보다. 이런 부지들은 상당수가 구도심 핵심지역에 입지해 있다. 용적률을 높여서 임대주택을 올릴 수 있다면, 양질의 직장에 가깝고 역세권에 근접한 최고의 임대주택 택지가 만들어진다. 은행은 사회공헌 형태로 이런 모델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3. 구도심은 지금 공동화되어있는데 이를 다시 되살릴 방안으로 주거와 직장이 한 건물에 위치하는 방식을 고민할 수 있다. 도심부지를 재개발 할 때는 건축가 황두진 씨가 제안한 ‘무지개떡 건축’ 양식을 활용하면 건물의 활용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저층부는 카페나 꽃집 같은 상업시설, 중층부에는 사무실, 상층부는 주거시설이 들어가고, 꼭대기 층에는 옥상마당을 두는 방식이다. 무지개떡 건축물은 여러 가지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저층 위주 주택과 상가가 죽 늘어선 구도심 지역은 용무가 있을 때 먼 거리를 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다. 하지만 중층 복합 건물이 보급되면 여러 가지 기능을 가까운 공간에 모아둘 수 있게 된다. 항상 바쁘고 시간을 내기 어려운 신혼부부들 입장에선 저층부에 들어선 카페와 어린이집, 중층부에 들어선 병원이나 공공기관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니 여러모로 좋다.

4. 마지막으로 물재생센터 부지를 활용하자. 서울의 하수종말처리장이 4개 있다. 중랑, 서남, 탄천, 난지, 이걸 다 합치면 100여만 평이 넘는다. 현재 이 시설들을 지하화, 집약화 하는 계획이 진행 중이다. 지하화가 완료되면 그만큼의 땅이 생기는데, 거기에 아파트를 올리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탄천은 이미 복개사업이 끝났고, 난지는 고양시 땅이다. 남아 있는 지역은 서남과 중랑인데, 여기에 청년주택을 짓는다면 중랑에는 약 1만5000세대, 서남에는 약 1만세대 정도 지을 수 있다. 둘을 합치면 무려 2만5000세대가 가능한데, 기존에 상상하지 못했던 규모의 택지가 확보되는 거다. 우선 중랑 같은 경우는 장한평역 인근에 위치해 있어 청년주택으로는 최적지이다.

김태정 기자  yonhap-tv@naver.com

<저작권자 © 연합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