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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김수연의 섬유조형
김은숙 기자 | 승인 2019.04.17 02:35

김수연의 11번째 개인전이 갤러리 아트셀시에서 열리고 있다.

한 올한 올의 실이 못에 걸려 여러 상념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실이 교차하며 자아내는 컬러의 직조는 따뜻한 감정의 숲으로 우릴 안내한다.  나무틀을 만들고 몇mm의 간격으로 못을 박아서 실을 거는 작업방식이다.

"색, 면, 질감을 볼 수 있는 작품에서 재료가 되는 실은 뺄 것이 없을 만큼 간결한 ‛선’ 이다. 선형미술의 지평을 넓혀보고자 특정재료와 같은 실로 예술적 융합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은 항상 실험이 기반이었다. 회화도 아니고 공예로 분리할 수도 없다. 섬유질이라는 질료적 특성과 조형적 요소인 선의 유기적 다양성을 이용한 지금의 작업은 1차원적 평면과 3차원적인 입체 사이의 조합이다. 새로운 장르가 될 수 있길 바라는 이것은 빛이 투과하고 물리적으로 변형이 가능함으로 평면과 입체 사이로 인식하는 부조와도 또 다른 차이를 가졌다. 21세기 예술의 공통적 좌표는 독창성으로 인식하고 있는 내게 변용가능성이 높은 실은 붓이 되고 심상의 이미지를 양태 하게 한다. 기존의 조형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적 패러다임을 구축하려는 나는 꾸준히 작업의 변주를 시도해 갈 것이다."라고 작가는 노트에서 밝히고 있다.

실이란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의,식,주중 한 부분을 담당하는 인간의 몸을 지키거나 가려주는 기능을 하는 의복을 이루는 최소 단위이기도 하다.
고치, 털, 솜, 삼이나 화학 원료를 써서 가늘고 길게 뽑아 만들어지는 실은 전통적으로 규방 문화에서 옷을 짓고, 수를 놓고, 깁는 기능으로 쓰였다.
김수연작가도 다름없이 유년시절에 할머니의 바늘과 실, 반짇고리를 갖고 놀았다. 섬유 전공을한 김수연은 색색의 실을 인간 물레처럼 서로 꼬이거나 엉키지않게 척척 감아서 일정한 간격으로 못이 쳐진 나무틀에  실을 수없이 걸어가며 그녀만의 성긴 천을 만들어 냈다.
마치 실 한오라기가 끊기면 엉겨버릴 것 같은 성긴 교차된 색색의 실의 화면은 생각보다 단단한 구조로 얽혀있다.

적당한 장력으로 당겨진 실은 수많은 매듭을 감추고 환한 컬러와 매끈한 화면을 연출되어 보이지만  작가는 완성된 화면을 칼로 긋거나, 불로 태워 얼기설기 구멍을 내어 불완전한 인간사를 은유하기도하는 외유내강의 화면이기도 하다.

작가가 컬러를 나타내는 방법은 조심스럽고 자연스럽다.
블루로 보이지만 그안에 무수히 많은 레드가 교차해 있고 풀숲같은 푸르름을 주는 자연스런 컬러의 그라데이션을 나타내기 위해서도 그린의 보색이 교차하고 블루와 엘로우의 끊임없는 레이어드는 때론 자연처럼 슴슴하게 스미고, 화려하며 세련된 화면을 연출해낸다.

실의 종류도 다양하고 컬러도 다양하다. 견뢰도가 우수한 면사, 코마사,카드사, 생마사,아크릴사,실크,명주 외 사출실을 쓰는데 한국의 전통적인 오방색을 떠올리게하는 동양적인 미감이 돋보이다가도  모던하기가 그지없는 화려한 에너지를 주는 김수연의 섬유조형은 물이 오른듯 하다.
"실을 엮는 반복적인 창작의 과정은 생각과 행동을 바르게 하는 고찰의 시간이 되었다가, 얽힌 것을 풀고 마음을 수행하는 구도의 시간을 담아내는 것이기도 하였다."고 작가는 고백한다.

실은 작가에겐 관계를 은유하는 언어이고  때론 마음의 도구로 표현되었으며,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도는 의식과 무의식의 끝간데 없는 관계를 상징한다. 불가에서 말하는 인드라망처럼  관계가 관계로 연결되고 서로를 비추는 밀접한 관계인 인간사를 떠올리게하는 심오도 준다.

설치작업으로도 확장해보고 싶다는 손이 빠른 작가의 조형의지는 다음 전시를 궁금하게 한다.

호평속에 이어졌던 김수연의 전시는 학동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셀시에서 4월 3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

김수연은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섬유미술을 전공했고 11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17년 제37회 올해의 주목할 예술가상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을 수상했다

*김은숙 셀시우스 대표

김은숙 기자  yonhap-t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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